바로가기 메뉴
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기획 [문화철도959] 2024 문화철도959 입주작가 이민혜 개인전

  •  




     

    <작가노트>



    아쿠아리움의 대형 수조는 자연과 유사해 보이게 만든 인공구조물이다. 바위처럼 보이지만 돌 질감을 낸 플라스틱 덩어리이며, 바닷물 속에 진달래가 만발한 불가능한 풍경이 연출되어있다. 

    그 인공 구조물 속에 살고 있는 진짜 생명체는 유약한 존재가 되어버린다. 사료를 받아먹으며 사냥의 필요성도 느끼지 않으며 생명의 위협 없이 본성을 잃고 살아간다.

     

    나는 그 장면을 보면서 역설적인 두 감정을 동시에 느낀다. 멀리서 볼 때는 시각적 아름다움을, 가까이서 볼 때는 정형 행동을 보이는 생명체들을 보면서 연민을 느낀다. 이 역설적인 두 감정은 사람들이 동물권에 대해 고민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죄책감은 들지만, 스테이크는 먹고 싶고, 동물 실험을 반대하지만 그래도 인간의 안전성을 최우선시하는 것처럼 말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 감정을 흑과 백, 선과 악으로 나누어 칭찬하고 벌을 준다. 하지만 생각보다 다수의 사람은 그 경계에서 두 감정을 동시에 느끼고 고민한다. ‘조합된 충돌하는 감정’이 어쩌면 가장 인간다운 것이라고 보고 작업의 대상으로 삼았다.


    아쿠아리움의 수조를 ‘조합된 충돌하는 감정’을 집약적으로 대변할 수 있는 대상으로 삼고 그 모습을 과장하여 재현한다. 사각형의 화판을 수조로 설정하고 그 안에 풍경을 구성한다. 이때 화판의 비율은 1:2.7로 작업한 것이 많은데, 아시아에서 가장 크다고 홍보하는 수조의 비율을 그대로 차용한 것이다. 이상적인 풍경을 표현하기 위해 풍경의 소재는 3개월간 아이슬란드의 아티스트 레지던시에서의 드로잉과 사진을 토대로 하며 꿈속에서 본 형상을 참고한다.


    나의 작업은 그리는 것이 아닌 짓는 것이다. 수조를 짓듯이 작업을 지어나간다. 수조를 구성하는 것 중 바위를 제작할 때 강화플라스틱으로 조형물을 만들고 조각을 결합하여 에어 브러시로 도색하면서 질감을 만들어 나간다. 작업을 할 때 이 과정을 따라가는 데 우선 큰 형태를 평면적으로 칠하고, 목탄을 가루 내 얹어나가며 질감을 만든다. 연필로 세세한 부분을 표현하기도 한다. 이 둘 사이의 주요 공통점은 자연 그 자체가 아니라 어쨌든 사람 손으로 재현해 낸 풍경이라는 것이다. 그 풍경의 첫인상은 시각적으로 보기 좋으나 자세히 보면 어딘가 기묘하여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호하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안에 외롭고 유약한 작은 생명체들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수조를 짓는 것과 작업을 짓는 것의 차이점이 있다면 작업 시에는 자연 재료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동물권에 관해 이야기하는 작가의 소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크릴 안료도 미세 플라스틱이다. 먹, 목탄, 

    흑연, 아교 등으로 작업하는데, 여전히 동물성 재료를 완벽히 벗어나기는 어려워 앞으로 고민해야 할부분이다.


    알트값
  • [문화철도959] 2024 문화철도959 입주작가 이민혜 개인전 <Artificial Landscape>
    • 행사 일시 2024-04-30 ~ 2024-05-17
    • 행사시간 00:00
    • 행사장소 신도림 문화철도 959
    • 주최/주관
    • 문의
    행사관람 시 유의사항

    티켓예매를 하시기 전 관람가능 연령을 다시 한 번 확인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공연 시작 후에는 입장이 제한되오니 늦지않도록 부탁드립니다.